2012년 11월 17일 토요일

수학은 유레카!(발견) 즐거운 발명·개척의 시간이죠

수학 교육이 달라진다
다양한 소품 활용해보고 만지고 함께 토론
학습부진율 '제로'수업시간에 발견한 건절대 안 잊어버려요!

획일화된 풀이 일색이던 수학교육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교사의 풀이에 맞춰 아이들이 답을 말하거나 함께 풀어보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함께 풀어보고 생각해보고 토의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런 쌍방향 수학교육은 아이들에게 성적향상은 물론,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워주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달라진 수학교육 현장에서 수학의 즐거움을 찾았다.

◆수학 수업 바꾸니 학습부진 제로
서울 신가초 김봉우 교사는 발견하는 기쁨을 맛보게 하는 수학 수업을 위해 항상 다양한 소품과 토의 주제를 준비한다. 김 교사가 이렇게 수학 수업을 준비하는 이유는 오래전 6학년 수학 수업 시간에 있었던 작은 사건 때문이었다.

"한 아이가 평행사변형, 사다리꼴 등은 이해되는데 왜 마름모를 마름모라고 하냐고 물었죠. '마름모는 네 변의 길이가 같은 사격형이니까 마름모라고 한다'고 답했죠. 그러자 아이는 다시 한번 '그러니까 왜 마름모를 마름모라고 하는 것이냐'고 물었어요. 제 답변은 '쓸데없는 질문하지 말고 익힘책이나 푸세요'였죠."

그날 김 교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수학책을 펼쳐놓고 왜 마름모가 마름모인지에 대해 찾아봤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어떤 곳에도 없었다. 며칠이 지난 후 어렵게 물음에 대한 답을 주었고 무척이나 미안했던 기억이 있다. 김 교사는 "수학은 이런 무수한 호기심을 풀어주고 발견하는 과목이다. 그러나 우리는 숫자 풀기에 너무 급급해 있다. 그 아이를 계기로 수학 수업 자체가 달라졌다. 아이들과 함께 색종이며 다양한 소품을 활용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다양한 풀이 과정을 찾기도 쉽고 친근하게 개념을 익히며 아이들이 수학 수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찾은 날,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색종이를 활용해 분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색종이를 오려가며 각자 이해한 분수를 친구에게 설명하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분수를 정리했다. 김태경(5학년) 양은 "예전에는 수학문제 풀이가 지루했다. 하지만, 색종이를 자르고 수학공책에 붙이며 이해하다 보니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 또, 우리 반 아이들끼리 발견한 수학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게 된다"며 토의 수업의 장점을 꼽았다. 박유림(5학년) 양 역시 "그동안은 답만 적는 풀이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풀이과정을 알게 돼 수학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단순히 답을 쓸 수는 있지만 그 답을 위한 다양한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완벽하게 아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푸는 과정은 도움은 물론, 집중도 많이 돼서 좋다"고 말했다.

사실 올해 초만 해도 김 교사 반에는 학습부진 아이들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고 함께 푸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 반에는 학습부진 아이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함께 공부하기 때문에 뒤처지는 아이가 없죠. 수학이 재미없어서 공부를 안 했다는 아이들도 이제는 수학을 좋아하고 즐기게 됐습니다. 수업시간 내내 발표도 적극적으로 하고 정확하고 많은 발견을 위해 아이들끼리 선의의 경쟁도 하죠. 무엇보다 아이들의 눈빛부터 달라져 '아이들 스스로 수학을 즐기는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대학서도 토론식 참여 수업

서울대 수학교육과 권오남 교수 역시, 토론식 강의로 유명하다. 권 교수는 강의를 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칠판 앞에 나와 설명을 하면 권 교수는 앉아서 다른 학생들처럼 함께 듣고 질문을 던질 뿐이다.

"수업 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입니다. 수학은 실생활과 밀접한 학문입니다. 한데 너무 먼 이야기처럼 배우고 있죠. 현실감을 가지고 수학을 접근하다 보면 누구나 수학에 대한 기쁨을 알게 될 것입니다. 공식을 외우고 남과 같은 풀이를 하는 것은 진정한 수학이 아니죠. 스스로 풀고 이해하는 수학이 되도록 아이들을 지도해보세요. 수학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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