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학생들은 입학사정관제에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A. 저는 이공계학생들에게 입학사정관제에 합격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다양한 심화 독서활동을 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학습계획서 혹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이러한 서류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항목이 독서활동이지요. 그런데 단지 서류에 적을 내용 때문에 단순한 독서활동을 한다면, 심층면접에서 교수님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심화독서를 하라고 지도합니다. 심화독서는 단순히 책을 읽고 정리하는 지식획득의 방법이 아니라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깊이 사고하고 확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심화독서록도 하나의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전공에 대한 열정을 내세울 수 있는 각종 연구성과물을 준비하라고 이야기 합니다. 연구성과물은 연구논문, 실험보고서, 조사보고서 등을 말합니다. 이를 모두 준비하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현 상황에 맞게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전공하려고 하는 분야에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는 학생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작성한 연구논문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실험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학생은 실험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때 실험보고서는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과에 유사한 것이 되어야 하겠지요. 단순히 실험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닌 실험일지를 작성해 놓아야 더 좋은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조사보고서는 선택할 전공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 권합니다.
자신이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하여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이에 해당하는 다양한 자료를 수집한다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이때 자신의 의견을 결론부분에 서술하면 좋은 조사 보고서가 됩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물뿐만 아니라 과학 동아리 활동 상황을 정리한 동아리 활동일지를 작성하는 것도 좋은 포트폴리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아리 활동속에서 자신이 주도적으로 활동한 것이 무엇인지를 자세히 서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발명 및 특허와 같은 창의적인 활동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것이 있어요, 발명 및 특허를 반드시 취득할 필요는 없습니다. 발명 및 특허활동의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을 대학에서 더 중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정직한 활동일지, 활동 보고서가 오히려 좋은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입니다.
Q. 자연계학생들은 글쓰기와 말하기가 약해 입학 사정관제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입학사정관제가 이과생들에게 불리하다고 볼 근거가 있을까요?
A.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과생들에게 불리하지 않습니다. 문과생들이 전공하고자 분야와는 상이하기 때문이지요. 이공계 전공들은 문장력이 뛰어난 결과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결과들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 수리과학적 원리와 이를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글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화려한 수식어가 들어간 글쓰기가 아닌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글쓰기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또한 말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솜씨가 뛰어나지만 깊이가 없는 것보다는 말솜씨는 뛰어나지 않지만 정확하고 논리적인 설명을 할 수 있으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글쓰기와 말하기가 약하다고 해서 입학사정관제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Q. 자연계 학생들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요?
A. 제가 만나본 학생들은 대부분 독서록, 동아리 활동, 신문 및 잡지 스크랩 등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형식적인 준비만 하고 있을 뿐 다른 학생과 차별화되는 것은 준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독서록과 동아리 활동에 대해서는 앞선 질문에서 말씀드렸기 때문에 신문 및 잡지 스크랩을 예를 들겠습니다. 신문 및 잡지 스크랩은 전공에 대한 열정을 입학사정관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포트폴리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스크랩들이 일관되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준비하고 있음을 자주 봅니다. 스크랩한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공과 일치하는 내용이 되어야 하고, 이에 자신의 의견이 포함되어야 좋은 포트폴리오가 되는 것입니다. 포트폴리오의 가지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포트폴리오라도 깊이 있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자연계학생들은 무엇보다도 진로에 관심이 많을 듯 합니다. 어떤 식으로 자신의 진로를 설정해야 할까요?
A. 저는 대학에서 오랫동안 강의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을 선택할 때, 점수나 현재의 직업의 전망을 기준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4학년이 되면 진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잘하는 것 보다는 흥미를 갖는 분야를 선택하라고 충고합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은 기초학력을 평가하는 것뿐입니다. 이러한 과목 중에서 자신이 잘하는 것이 있다고 해서 성급하게 진로를 선택한다면 후회하게 됩니다.
또한 현재 전망이 있는 분야하고 해서 학생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업을 선택할 시기에 전망이 있으리라고 보장을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흥미를 갖는 분야가 미래에는 전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네가 흥미를 갖는 분야가 무엇이니?“ 질문하면 대답을 선뜻하지 못하더군요. 지금까지 그러한 생각을 하기보다는 점수를 올리는 것에 온 힘을 기울이다 보니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진지하게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생활했기 때문이지요.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한다고 해서 모든 직업을 경험할 수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독서를 해보라고 권합니다. 간접적인 경험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면서 고민하고 사고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로 방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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