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일 토요일

수학이야기

수학을 알면 기준이 바뀌어도 혼동할 우려가 거의 없다. 섭씨온도와 화씨온도는 어떻게 다른지, 스마트폰저장 장치의 단위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섭씨와 화씨 (Celcius & Fahrenheit Scale)
최근 영어회화에 푹 빠진 김모 군은 미국에서 제작한 TV프로그램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에스키모인이 사는 북극 지역의 5월 초 온도가 35도를 넘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에서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아무리 온난화가 심각하다 해도 김모 군은 북극의 온도가 35도를 넘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김모 군은 자신의 영어 실력이 부족한 건지 프로그램 제작사가 실수를 한 건지 혼란스러웠다.

사실 어느 쪽도 잘못한 것이 없다. 다만 김모 군이 온도 체계를 착각했을 뿐이다. 섭씨온도를 쓰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화씨온도를 쓴다.

화씨온도는 섭씨온도보다 먼저 개발됐다. 1724년 독일의 물리학자 가브리엘 파렌하이트는 소금과 비슷한 염화암모늄을 섞은 얼음물이 어는 온도를 0도로, 체온을 96도로 하는 온도 체계를 만들었다. 화씨라는 명칭도 파렌하이트의 이름을 한자로 쓸 때 첫 글자가 화()인 데서 따왔다. 그 뒤 순수한 물의 어는점을 32도로, 끓는점을 212도로 두고 두 점 사이를 180등분한 눈금이 정착됐다. 이 눈금에 따르면 체온은 98.6도다.

섭씨온도는 그보다 18년 뒤인 1742년 스웨덴의 물리학자 안데르스 셀시우스가 개발했다. 셀시우스의 한자 이름의 첫 글자인 섭()을 따서 섭씨온도라 부른다. 처음에는 물이 어는점을 100도로, 끓는점을 0도로 하고 그 사이를 100등분한 온도 체계였다. 뜨거울수록 온도가 낮아지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셀시우스가 죽은 뒤 지금과 같이 뜨거울수록 온도가 올라가는 온도 체계로 바뀌었다.

현재 대부분의 나라가 섭씨온도를 쓴다. 하지만 미국 같이 화씨온도를 쓰는 나라도 있다. 그래서 화씨온도와 섭씨온도를 서로 바꿔서 계산하는 식이 마련됐다.김모 군이 착각한 화씨 35도는 위 식에 따라 섭씨 1.65도에 해당한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 섭씨온도는 ℃, 화씨온도는 ℉라는 기호를 쓴다





수학으로 돌아온 거인과 난쟁이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바람이 거세다. 다양한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경쟁도 치열하다. 각각의 제품은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눈에 띄는 차이 중 하다가 저장 용량이다. 16기가, 32기가를 자랑하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256메가, 512메가에 그치는 제품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메가(M)나 기가(G)의 정확한 명칭은 메가바이트(MB)와 기가바이트(GB)다. 디지털카메라의 저장 용량도 몇 년 전에는 메가바이트 단위였다가 요즘에는 기가바이트로 바뀌었다.

기가는 메가보다 1000배가 크고, 킬로(K)보다는 100만 배나 큰 수다. 1 뒤에 0이 9개나 붙으니 10억에 해당한다.

1기가(G)=1000×1메가(M)=1000000000

기가라는 용어는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땅의 여신 가이아가 낳은 거인 아들 ‘기가스’에서 유래했다. 최근에는 기가보다 1000배 큰 테라바이트(TB)가 컴퓨터의 저장 용량에 쓰이기도 한다.

크기가 매우 작은 물체를 나타낼 때는 나노(n)라는 단위를 쓴다. 나노는 소수점 아래로 9번째 자리에 1이 붙는 작은 수다. 나노라는 용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난쟁이 ‘나노스’에서 유래했다.

1나노(n)= ×1마이크로(μ)=0.000000001

나노는 마이크로보다 1000분의 1만큼 작고, 밀리보다는 100만 배나 작다. 머리카락 1가닥의 크기가 0.1밀리미터라고 하니 1나노 크기의 물질을 10만 개나 늘어놓아야 머리카락 1가닥 크기가 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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