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일 일요일

혼합계산

괄호가 있을 땐 괄호부터 계산하세요


20. 괄호가 있는 혼합계산(3)
자연수 나라에 35명이 살고 있는 35마을이 있습니다. 어느 날 6명이 다른 곳에 가서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35-6=29이므로 29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입구에 35-6=29라고 써 붙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또 5명이 다른 곳에 가서 살기로 했어요. 그래서 35-6-5=29-5=24이므로 24명이 남게 됐습니다. 이번에는 마을 입구에 35-6-5=29-5=24라고 길게 써 붙였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7명이 다른 마을로 이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마을에는 35-6-5-7=29-5-7=24-7=17명이 남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35명이 살았었는데 먼저 6명이 이사를 가고, 다음에 5명이 이사를 가고, 마지막으로 7명이 이사를 가서 이제는 17명이 살고 있다는 뜻으로 마을 입구에 35-6-5-7=29-5-7=24-7=17과 같이 아주 길게 간판을 써 붙였습니다.
마을 앞을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써 있는 간판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간판을 좀더 알아보기 쉽게 나타내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연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방법을 발견할 수 없었어요. 뺄셈 장관에게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도록 부탁하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런 소식을 괄호 장관이 듣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사람들이 이사 갈 때마다 뺄셈을 하면 복잡하고 귀찮기 때문에 먼저 이사 간 사람들을 한꺼번에 계산하고 나중에 이사 간 사람들을 빼면 좋습니다.”라고 아이디어를 말했지요. 먼저 이사 간 사람들을 계산하면 6+5+7=18이므로 35-(6+5+7)=35-18=17과 같이 계산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35-(6+5+7)=29+5+7=34+7=41과 같이 계산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괄호 장관은 “괄호가 섞여 있는 혼합 계산을 할 때에는 괄호 안을 가장 먼저 계산하면 된다고 약속하기로 하면 좋다.”고 발표했습니다.
괄호 장관은 이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를 왕에게 설명했습니다. 이 설명을 듣고 있던 왕은 뺄셈을 계속하는 것도 틀리지는 않았지만, 괄호를 먼저 계산하면 보다 쉽고 편리할 것 같기 때문에 괄호 장관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였습니다.
‘괄호가 섞여 있는 혼합 계산을 할 때에는 괄호 안을 가장 먼저 계산하도록 한다’라고요.


괄호는 꼭 필요할 때만!


자연수 나라에 4명씩 살고 있는 ‘4마을’이 5곳이나 있었고 3명이 살고 있는 ‘3마을’도 있습니다. 어느 날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 같은 마을에서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4+4+4+4+4+3=23이므로 23명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을 입구에 4+4+4+4+4+3=23이라고 써 붙였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곱셈을 이용하면 간판을 편리하게 나타낼 텐데 곱셈을 이용할 줄 모르는가봐?”라며 흉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회의를 하여 곱셈을 이용하면 편리하다는 것을 알아내고 곱셈을 이용하여 4×5+3=23이라고 간단하게 써 붙였지요.
이번에는 어떤 사람이 “괄호를 이용하면 좋을 텐데 괄호를 이용할 줄 모르는가봐?”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또 다시 회의해 괄호를 이용하여 (4×5)+3=23이라고 써 붙였습니다.
그런데 수학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이 마을 앞을 지나가다가 “괄호는 꼭 필요할 때만 이용해야 하는데 아무 곳에나 이용하고 있구나! 이 마을에는 수학을 올바르게 공부한 사람이 없나봐!”라고 꼬집었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간판을 어떻게 나타내야 좋은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회의를 한 결과 괄호 장관에게 질문하기로 했지요. 괄호 장관은 아주 좋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괄호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써야 합니다. 괄호를 이용하지 않고 4×5+3이라고 식을 쓰더라도 답은 23이고, 괄호를 사용하여 (4×5)+3이라고 식을 쓰더라도 답은 23입니다. 그러므로 두 가지 식은 모두 옳습니다. 그러나 수학에서는 좀더 쉽고, 간편하고, 빨리 하는 것을 최고로 칩니다. 그러므로 4×5+3=23이라고 써야 합니다.”

/ 배종수 교수(서울교대 수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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