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일 일요일

왜 측정을 해야 하는가?

아주 먼 옛날에 갑돌이라는 사람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갑돌이는 혼자 사는 것이 쓸쓸해 함께 살 수 있는 여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순이라는 여자를 만났고 그 뒤로는 둘이 결혼해 다정하게 살게 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순이는 갑돌이에게 자기가 갑돌이보다 키가 더 크다고 뽐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갑돌이는 자기가 갑순이보다 더 크다고 여겼기에 둘은 서로 ‘자신의 키가 더 크다’며 다퉜습니다. 이 때 갑돌이는 키를 서로 직접 대어 비교하면 좋겠다는 꾀를 냈어요. 그래서 두 사람은 키를 직접 대어보았습니다. 키를 직접 대어본 결과 갑돌이가 갑순이보다 한 뼘이나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갑순이는 자기가 크다고 우겼던 것을 후회하고 사과했지요. 갑돌이는 갑순이의 사과를 받아주고 오히려 갑순이를 더 많이 사랑하면서 즐겁게 살았습니다.
둘은 살아가면서 필요할 때마다 비교했습니다. 나무 판자의 길이를 직접 대보며 비교했고, 사냥하여 잡은 토끼의 무게를 두 손으로 들어보며 견주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러 갑돌이와 갑순이네 마을에 24명의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됐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키가 제일 크다고 주장했어요. 두 사람씩 키를 직접 비교하다 보니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쉽고 편리하고 빨리 키가 가장 큰 사람을 알아볼 수 없을까?’하고 사람들은 궁리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디어가 좋은 꾀돌이가 사람들의 키를 손 뼘으로 재서 비교하자고 말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7뼘이었고, 다른 사람은 8뼘 반이었습니다. 또 9뼘이나 되는 이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키를 뼘으로 재어보았더니 가장 키가 큰 사람은 9뼘 반이었습니다.
꾀돌이는 사람들이 여럿일 때에는 직접 비교하면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에 뼘과 같은 정해진 단위로 재면 좋다고 하면서 ‘정해진 단위로 재는 것을 측정이라고 한다’고 친구들에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 배종수 교수(서울교대 수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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