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일 일요일

선분과 직선

두 점을 곧게 이으면 `선분`
끝이 없는 곧은 선은 `직선`


아주 먼 옛날에 하느님이 점 하나를 만드셨습니다. 그런데 점 하나만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쓸쓸하여 다른 점 하나를 더 만드셨어요.
두 점은 서로 사이좋게 살고 있었습니다. 두 점은 서로 구별하기 위하여 각각의 이름을 지었습니다. 먼저 만들어진 점은 점 ‘ㄱ’이라 불렀고, 나중에 만들어진 점은 점 ‘ㄴ’이라고 했습니다.
두 점은 그들의 집을 서로 오고 갈 때 곧바로 가기도 하였지만 구불구불하게 가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집을 가장 가깝게 갈 수 있는 길을 생각했어요.




그 길은 두 점을 곧바로 이은 선이었습니다. 그들은 이 길을 선분 ‘ㄱㄴ’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와 같이 약속한 선분은 수학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지요.
예를 들면, ‘사각형은 4개의 선분으로 둘러싸인 도형’입니다.
두 점은 자기들의 점을 지나는 곧은 선을 양쪽으로 계속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점 ‘ㄱ’은 왼쪽으로 한없이 그었고, 점 ‘ㄴ’은 오른쪽으로 한없이 그어보았습니다.
점 ‘ㄱ’과 점 ‘ㄴ’을 끝없이 하루 동안 그어보았습니다. 그래도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둘은 한 달 동안 곧은 선을 그렸습니다.
그래도 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1년을 그어도, 10년을 그어도, 100년을 그어도 끝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점은 ‘곧은 선은 아무리 그어도 모두 그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 점은 그들이 지금까지 그린 곧은 선을 그림으로 나타내기로 하였습니다. 점 ‘ㄱ’은 양쪽으로 끝없이 그리기 때문에 양쪽으로 선을 끝없이 그었습니다.
점 ‘ㄴ’은 ‘좀더 쉽고 간편하게 빨리 그릴 방법은 없을까?’하고 점 ‘ㄱ’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점 ‘ㄱ’은 양쪽으로 끝없이 그어야 하는 뜻으로 화살표를 사용하기로 하고 그림과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호기심이 많은 점 ‘ㄴ’은 점 ‘ㄱ’에게 ‘좀더 쉽고 간편하며 빨리 그릴 방법은 없을까?’하고 점 ‘ㄱ’에게 다시 의견을 냈습니다.
점 ‘ㄱ’은 우리가 혼동하지 않는다면 양쪽으로 끝없이 그어야 하는 뜻으로 나타낸 화살표를 생략하여 나타낼 수 있다고 또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점 ‘ㄴ’은 점 ‘ㄱ’의 새로운 아이디어에 다시 한 번 감탄하면서 점 ‘ㄱ’의 아이디어를 좇아가기로 했습니다.
/배종수 교수(서울교대 수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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