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3일 일요일

직각, 평각, 예각, 둔각

산에는 여러 나무와 풀이 있습니다. 산에는 소나무와 밤나무와 같이 이름이 있는 나무가 있고, 쑥과 질경이 등 이름이 있는 풀이 삽니다. 그렇지만 이름이 없는 나무와 풀도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무와 풀에게는 이름을 붙여주었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무와 풀에게는 이름을 지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지금까지는 사람들이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여 이름 없이 지내지만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언제든지 새롭게 붙여주고 있습니다.
수학에서 공부하는 각의 이름도 나무와 풀의 이름처럼 필요에 따라 지어주고 있습니다.
종이를 접어서 만든 부채를 통해 각을 살펴보지요. 90도가 되는 각은 ‘직각’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계속해 부채가 더욱 벌어지다가 완전히 180도가 되는 것에는 평평하다는 뜻으로 ‘평각’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360도에서 직각을 뺀 각인 270도는 별도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360도는 결국 0도와 같으므로 여기에도 특별한 이름은 없습니다.
산에 있는 식물을 크게 나무와 풀로 나누듯이 각도 크게 예각과 둔각으로 나눕니다.
0도보다 크고 90도보다 작은 각들에게는 ‘날카로운 각’이라는 뜻으로 ‘예각’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90도보다 크고 180도보다 작은 각들에게는 ‘투박하다’는 뜻으로 ‘둔각’이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180도보다 크고 270도보다 작은 각들에게는 360도에서 둔각을 뺀 각과 같으므로 따로 이름을 붙이지 않았어요. 270도보다 크고 360도보다 작은 각들에게도 360도에서 예각을 뺀 각과 같으므로 특별히 이름 짓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이 수학에서 공부하는 각의 이름도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붙여주고 있습니다.
수학에서 붙여준 직각·예각·둔각은 직각삼각형·예각삼각형·둔각삼각형과 같이 더 깊은 수학을 공부하거나 생활에 반드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배종수 교수(서울교대 수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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